[ 낙태에 관한 교구장 사목교서 ]
2002년 4월 8일자 뉴스위크잡지는 "한국의 어두운 비밀" 이라는 제하의 글을 두 페이지에 걸쳐 실었습니다.
산부인과에서 방금 수술을 끝냈는지 피가 잔뜩 묻은 수술기구들이 가득한 을씨년스러운 사진을 전면에 배치하고
한국에서는 1년에 150만 내지 200만의 아이들이 낙태로 죽어간다고 했습니다.
그 수는 미국의 낙태 수와 같은데 이는 미국에 비해 6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자는 비아냥 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4월 20일 저녘 KBS는 우리 여햑생들 중 10%가 낙태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들에 의해 낙태된 아이가
일년에 30만이나 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모도했습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한해 태어나는 아기가 60만,
채 세상의 빛도 보지못한 채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는 태아는 그 세 배나 되는 180만 쯤 이라고합니다.
하루 2500개의 산부인과에서 5000명의 아기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구비례로 볼 때 20배,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11배 일본의 9배입니다.
우리는 자주 독일인이 600만 명의 유태인을 학살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분개합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들이 매 3년 부모와 의사들이 마음을 모아 똑같은 수의 우리 자식들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정작 모르는 체 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살인을 막아야 합니다.
요즘 종교계는 사형폐지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고작 1년에 몇 명을 사형시키는 데는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도
낙태를 반대하는 데에는 너무나 낮은 소리를 낸 것이 아니었나 반성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살인자였거나 살인을 방관하였다면 깊이 통회하고 이를 시정할 결심이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그러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테러, 전쟁으로 인한 사망에 대하여 분노하는 것은 모순중의 모순입니다.
자신의 자녀를 죽이는 엄청난 죄를 저지르면서 국토분단과 이산가족의 형벌을 거두어 주시기를 하느님께 애원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습니다.
1. 낙태를 시술하는 사람은 살인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어린 아기가 수태하는 순간부터 완벽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교리성이 1974년 11월 8일 반포한 <인공유산 반대 선언문> 중
"실제로 인간 생명의 존중은 잉태되는 첫 순간부터 요구되는 것이다.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아버지의 것도 어머니의 것도 아닌, 한 새로운 사람의 생명이 시작된다.
그것은 그 자신의 성장을 가지는 한 새로운 생명인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생명이 아니라면 결코 그것이 사람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라는 대목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로서 자식을 살해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살해된 아이는 이 다음에 하느님나라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 아이를 어떻게 만나 보겠습니까?
낙태는 어미 뱃속에서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아무 탓도 없고 저항력도 없는 아이를 가장 안전한 장소에서 살해하는 행위인 낙태는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중대한 죄악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이유도 낙태를 정당화시킬 수 없습니다.
미혼모들이 주로 염려하는 '사회적 비난'이나 '장래 계획의 지장'도,
기혼자들이 주로 고민하는 '단산' '건강' '경제형편' '터울조절' '남아선호' 나 '아이의 장애가능성'도
명백한 살인행위인 낙태를 합리화시켜 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특히 젊은이 여러분,
낙태를 생각하는 것은 사탄의 유혹입니다. 사탄의 유혹에 결연히 맞서야 합니다.
2 낙태를 권유하는 것도 죄악입미다.
아기를 잉태한 사람에게 낙태를 권유하는 부모, 남편, 형제들이 있다면 그들 또한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사람을 죽이라고 권하는 것만큼 큰 죄가 또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죄악의 유혹은 있게 마련이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마태 18,7)
한 생명이 생겨났다는 것은 이유야 어떻든 하느님께서 섭리하신 일입니다.
우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하느님의 섭리가 있을 지라도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생명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진리 말입니다.
그러므로 주변의 사람들은 아기를 순산할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미혼모의 경우 조용히 교회 기관에 알려서 안심하고 아기를 낳아 교회 품에 맡겨야 합니다.
장애가 있더라도 나아서 키울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무한 하신 돌보심과 축복을 믿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3 낙태를 시술하는 의사도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1977년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학협회소속 산부인과 및 부인과 전문의 30명 중 낙태 수술을 하지 않는 의사는
67%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가톨릭 종합병원을 제외하고는 낙태를 하지 않는 산부인과 의사를 열 군데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한 산부인과 병원의 70%이상이 낙태를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매스컴을 통해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사람을 보면 모두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듭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는가? 태아도 한 생명입니다. 한 인간입니다.
'낙태'라는 살인행위를 통해서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하느님 나라를 바란다면 내세를 바란다면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 이 세상을 천년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앙으로 영원한 세상을 믿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분의 뜻대로 살아야 합니다. 산부인과 의사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낙태를 시술해서는 안 됩니다.
4 낙태를 돕는 사람들도 죄를 짓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피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낙태를 하는데 가담하는 사람도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가 직업상의 이유로 낙태를 하는 일에 가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직장을 옮기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는 남을 죽이는데 함께 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은 분명한 신앙의 결단을 원하십니다.
"내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해치는 사람이다"(마태 12,30)
5 낙태는 만악의 근원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고삐풀린 낙태 허용 풍조는 만연한 청소년의 성범죄, 미성년 윤락, 미혼모, 인신매매,
남녀 성비의 불균형뿐만 아니라 인명경시의 온갖 사회 범죄를 초래하는 만악의 근원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안락을 위한 이기주의와 물질주의 그리고 향락주의를 그 기저에 깔고 있는 낙태행위는
사회의 기초질서인 가정을 위협하는 흉악한 죄악입니다.
낙태는 부부간의 신의를 격감시키고 가장의 불화와 이혼, 간통 그리고 근친상간, 존속살해까지
서슴지 않고 온갖 반 인륜적인 범죄를 낳게되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참 생명의 종교, 생명존중의 신앙을 자부하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참으로 중요한 부르심앞에 서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들이 솔섢하여 낙태를 막고 생명을 보호하는데 앞장선다면 우리는 이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교구장으로서 사목자들과 신자들에게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권고를 합니다.
우선, 사목자들이 신자들에게 '낙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기를 권고합니다.
지금까지 사목자들은 낙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편이었고
대체로 이미 낙태한 신자들의 양심의 가책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심스러워하였습니다.
사목자가 계속 이 문제에 침묵한다면 생명경시 풍조는 더욱더 신자들의 양심을 침식해 나갈 것입니다.
따라서 사목자들은 낙태 예방과 이미 낙태한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적극적으로 강구하여야 할 것입니다.(1)
이를 위해서 낙태는 형법.및 교회법상으로 명백하고 심각한 죄악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그리고 자주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 나라 형법에 의하며 진통 전에 인공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하거나 모체 안에서 살해하면 낙태죄가 됩니다.(형법 제269,270)
분만 중이나 분만 직후에 아기를 살해하면 살인죄 (형법 제250조)또는 영아 살해죄 (형법 제251조)가 됩니다.
그리고 교회법적으로 낙태죄는 일반 살인죄 보다 더 중한 죄로 여겨 자동적으로 파문처벌을 받아야 하는 죄입니다.
(교회법 제 1398조)
다만 진심으로 통회하는 사람을 위해 교회는 고해성사를 통해 그 죄와 파문처벌을 사면해 주도록
사목적인 배려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잠벌에 대한 보속은 신자들이 메워야 할 몫입니다.
낙태를 하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해성사를 보면 그만이다 하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통절한 회개가 필요합니다. (2)
자연적인 가족계획 방법을 기회있을 때마다 교육해야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산아조절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교회가 허용하는 방법으로 가족계획 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연적인 산아제한 방법으로 예를 들어 빌링스법 같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신자들은 생명의 종교인 가톨릭 신앙으로서 교회가 가르치는 생명 윤리를 진지하게 수용하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자연법과 신법은 생명자체의 존중을 준엄하게 명령합니다. 이를 매장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매장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신자 본연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서 무지한 국민들을 대신하여
우리가 먼저 회개하고 주님의 용서를 간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가 죽인 무죄하고 억울한 태아의 "피가 땅에서 하느님께 울부짖고 있습니다 "(창세 4,10)
우리가 오늘 직면한 문제는 그 무엇보다도 낙태를 없애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낙태로 생명을 없이 여겨본 사람들은 자연스레 생명의 고귀함을 망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원치않는 임신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낙태로 더 많은 고통속에 살아서는 안됩니다.
인천 교구에는 미혼모들을 위한 쉼터인 자모원(032-891-1114, 032-765-6966)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통한 하느님의 섭리를 따르면 하느님의 축복이 더 많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 모두 생명보호에 압장섭시다. "하느님은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자들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습니다"(지혜 1,13)
주님 안에서
천주교 인천교구장 최 기 산 보니파시오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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