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5일은 "성모 대성전 봉헌" 기념일이다. 교황 리베리오(353~366)시대에 로마에 요한이라는 독실한 귀족 집안이 있었는데, 그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는데 자녀가 없는 것인데, 이것은 기도로도 해결이 안되었다.
이 귀족 부부는 나중에 연로해서 자녀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곰곰히 생각하고는 막대한 재산을 성모님께 봉헌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이런 뜻을 어떻게 이루어야 할지 기도도 하고 단식도 한다. 8월 4일이 지나 5일로 넘어가는 밥중에 거룩하신 동정녀 마리아께서 두 부부의 각자의 꿈에 나타나신다.
그리고는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 나를 위한 성당을 세워라. 그 장소는 눈이 하얗게 내린 곳이니 즉시 알 것이다."는 말씀을 주신다.
아무리 꿈의 묵시라고 하지만, 찌는 듯한 삼복 더위에 과연 눈이 왔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날이 새자마자 달려 갔더니,그것도 성당 지을 그 장소에만 눈이 내려와 있지 않는가?
신기함과 기쁨에 사로잡힌 두 부부는 교황 알현을 신청했고, 교황님도 사제들을 대동하여 확인하고,소문을 들은 수많은 군중들이 몰려 들었다.
그들은 삼복중에 백설을 보고, 이것은 <거룩하신 동정 성모님의 순결>을 상징하는 것이라 여기고, 하느님과 성모님을 찬미하였다.
그래서 바로 교우들의 헌신적인 신심과 애성으로 공사가 이루어져 이듬해 성전의 완공을 보고 교황께서 성당 축성을 하게 된다.
이 성당의 이름은 처음에는 '리베리오 성당', 그 다음에는 예수님의 말구유가 옮겨와 모셔져서 '말구유의 성모 성당', 그 후에는 로마의 다른 성당과 구분하여 '마리아 마죠레' (Sancta Maria Maggiore) 즉 '성모대성당'이라고 부르고, 8월 5일 삼복 더위 중에 내린 기적적 백설(白雪)을 기념하여 '성모설지전'(聖母雪地殿)이라 불렀다.
이 성당에는 수많은 유물이 안치되어 있으며, 로마의 '떼르미니'(Termini)역 가까이 위치해 있다.
오늘 이 이야기를 거론하는 것은 이 시대가 너무나 과학적 합리주의와 실증주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하느님의 초자연적 영적과 역사하심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관찰, 실험, 검증에 의해 확인된 사실(fact)만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그런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세속화(secularization)의 극에 도달해서 '인간이 자신이 생산한 유형,무형의 모든 것에 대해 그런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건강과 지식, 지혜를 주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기 보다는, 하느님께 돌아갈 그 영광을 인간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극도의 인본주의'에 빠져 교만의 바벨탑을 너무나 높이 쌓아 하느님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이 하느님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너무나 멀어져 아무 것도 진정으로 믿지 않는다.
교회 구성원마저도 맺고 푸는 권한을 교회에 주셨으니 "하느님은 가만히 계셔요. 나타나지 마세요. 우리가 다 합니다." 하고 오만의 극을 드러낸다.
급기야는 성경에 나오는 초자연적 기적마저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도록 하기 위해 호교론적 성경 저자들이 일부러 꾸민 것이라 말하면서, 진실한 역사의 예수의 말과 행적으로 돌아 가려면 탈신화화(脫神話化) 해야 된다'고 외친다.
대표적으로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장정만 오천명을 먹이신 소위 '오병이어의 기적'도 거기에 모인 군중들이 자신의 것을 나누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나눔과 애덕을 강조하며 강론한다.
오늘날 신학자들 중에 가장 무신론자들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학하는 것과 신앙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신학적으로 사고하는 것과 믿음의 행위를 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얼마나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이 오만한지,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잘못 하느님의 백성들을 인도한 책임을 주님 심판 대전에 반드시 져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두렵지는 않은지 궁금스럽다.
앞으로 이러한 극도의 인본주의인 세속화의 물결은 교회안에 흘러 넘쳐 예수님의 십자가는 없어진 채 십자가없는 부활, 고통없는 영광을 구가하며 하느님을 배제한 체, 자신이 하느님이 되어 인간적 애덕과 친교를 노래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거룩함의 기도와 미사와 예배 마저도 하느님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어질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의 구성원들이 예수님의 신성(천주성)을 부정하고 부인하기 시작했고, 종교 다원 주의의 깃발 아래 예수님을 다른 성현,군자 중의 한 사람으로 간주하기 시작했으며, 믿을 교리와 성경의 절대적 생명의 말씀 마저도 그 옛날 구태연한 거들떠 보지도 않는 케케묵은 골동품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오늘날 작금의 교회의 모습이다.
오늘 성모설지전 기념일은 인간의 꼴난 지식과 지혜를 최고로 생각하고, 그것이 하느님이 주신 것인데도 자기 것인양 너무나 오만의 극치를 달리는 이 시대 사람들, 과학 만능, 이성 만능, 자유 만능의 시대에 그래도 초자연이 있으며, 성령의 은총과 역사하심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것이기에, 이런 영적에 대한 믿음으로 신앙이 진정으로 회복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